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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라이즌 주가, 지금이 '역대급 저가 매수' 기회일까?

 

 

'미국 1등 통신사', '대표적인 배당 귀족주'.
이런 화려한 수식어를 가졌던 버라이즌(Verizon, VZ)의 주가가 10년, 15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그 결과, 연 7~8%에 육박하는 비현실적인 배당수익률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워런 버핏이 사랑하는 '가치 투자'의 영역일까요? 아니면 주가 하락이 배당금까지 위협하는 '배당 함정(Dividend Trap)'일까요?

 

버라이즌의 현재 상황을 두고, 월가의 '황소(Bull, 강세론자)'와 '곰(Bear, 약세론자)'이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역대급 저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이 왜 나오는지, 그리고 왜 위험한지 그 근거들을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Verizon 주가 분석Verizon 주가 분석Verizon 주가 분석
Verizon 주가 분석

 

 

 

🐂 "사야 한다": 강세론자(Bull)의 4가지 근거

"공포에 사라." 지금 버라이즌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세론자들은 지금이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말합니다.

 

1. "통신은 망하지 않는다": 압도적인 현금 흐름과 해자(Moat)

주가는 반 토막 났지만, 버라이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버라이즌은 물, 전기와 같은 '필수 유틸리티' 기업입니다.

  • 강력한 해자: 미국 내 1위 무선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잘 터지는' 프리미엄 네트워크라는 명성은 여전합니다.
  • 안정적 캐시카우: 경기가 침체되어도 사람들은 스마트폰 요금을 가장 마지막에 줄입니다. 이는 버라이즌이 매년 수백억 달러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강세론자들은 "주가는 변동해도, 이 현금 흐름은 굳건하다"고 말합니다.

 

2. "배당금은 안전하다": FCF 대비 배당지급률(Payout Ratio)

연 8% 배당... 가장 큰 매력이자 가장 큰 공포입니다. "이 배당, 정말 주긴 주는 거야?"

  • 배당지급률 확인: 버라이즌은 벌어들인 잉여현금흐름(FCF)의 약 50~60% 수준에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배당금을 주고도 돈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 배당 귀족의 자존심: 버라이즌은 18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금을 인상해 온 '배당 귀족' 후보입니다. 경영진은 '배당 삭감'을 회사의 파산 선고처럼 여기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은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지, 배당금이 위험해서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3. "악재는 정점을 지났다": 5G 투자와 금리 인하 기대

주가를 짓눌렀던 거대한 악재들이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설비투자(CapEx)의 정점 통과: 5G 주파수 확보와 설비 투자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투자가 2023~2024년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에 '잉여현금흐름(FCF)'이 더 많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금리 인하 기대감: 2022~2024년의 고금리는 버라이즌의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채 5%'라는 강력한 대체 투자처를 만들어 버라이즌의 매력을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2025년 이후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버라이즌은 '이자 부담 감소'와 '배당 매력 부각'이라는 두 가지 호재를 동시에 맞이하게 됩니다.

 

4. "가격이 모든 것을 용서한다": 역사적 저평가 밸류에이션

현재 버라이즌의 주가수익비율(P/E)은 7~8배 수준으로, S&P 500 평균(20배 이상)은 물론이고 과거 버라이즌의 평균(12~15배)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주가가 너무 싸기 때문에, '납 케이블' 같은 악재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뉴스 하나만 나와도 주가는 순식간에 20~30%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가격"이라는 논리입니다.

 

 

 

 

 

 

🐻 "절대 안 된다": 약세론자(Bear)의 4가지 근거

"싸 보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약세론자들은 버라이즌이 전형적인 '가치 함정(Value Trap)'이라고 경고합니다.

 

1. "성장 엔진이 멈췄다": T-모바일과의 경쟁 패배

약세론자들이 보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버라이즌은 더 이상 '성장'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 포화된 시장: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100% 포화상태입니다. 성장은 '0'이고, 파이를 뺏어 먹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만 남았습니다.
  • T-모바일의 역습: 문제는 이 '제로섬 게임'에서 버라이즌이 T-모바일에 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T-모바일은 더 빠른 5G 네트워크와 저렴한 요금제로 수 분기 연속 버라이즌의 가입자를 빼앗아갔습니다.
  • '비싼' 프리미엄의 한계: "비싸지만 잘 터진다"는 버라이즌의 전략은 T-모바일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힘을 잃고 있습니다.

 

Verizon 주가 분석Verizon 주가 분석
Verizon, T-mobile 주가 비교

 

 

 

2. "배당금이 족쇄가 되었다": 막대한 부채와 이자 부담

버라이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1,700억 달러(약 230조 원)가 넘는 거대한 부채입니다.

  • 고금리의 직격탄: 이 막대한 빚은 고금리 시대를 맞아 엄청난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 '배당'이냐 '부채 상환'이냐: 버라이즌은 돈을 벌어도 '배당금'을 주느라, 이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당금이 오히려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갉아먹는 '황금 족쇄'가 되었다는 비판입니다.

 

3. "배당 함정의 전형": 총수익률(Total Return)의 함정

연 8% 배당... 하지만 주가가 1년에 10%씩 떨어진다면?

  • 총수익률은 '마이너스': 투자자는 배당금 8%를 받아도, 주가 하락 10%를 맞아 총 '-2%'의 손해를 봅니다.
  • '성장 없는 배당'의 한계: 배당금 인상률도 매년 2% 수준으로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갑니다. 이는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고, 단지 '빚을 내서 배당 주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 기회비용: 같은 기간 S&P 500 ETF에만 넣어뒀어도 연 10%의 수익을 얻었을 텐데, 버라이즌에 투자한 것은 막대한 '기회비용'의 상실이라는 주장입니다.

 

4. "시한폭탄": 납 케이블과 신규 경쟁자

주가를 10년 전으로 돌려보낸 '납 케이블' 이슈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알 수 없는 비용: 미국 전역의 납 케이블 교체 비용이 수십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 경쟁의 심화: T-모바일뿐만 아니라, 컴캐스트(Comcast) 같은 케이블 회사, 심지어 아마존까지 저가 요금제로 통신 시장에 진입하며 버라이즌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습니다.

 

Verizon 주가 분석Verizon 주가 분석Verizon 주가 분석
Verizon 주가 분석

 

 

결론: 이 주식, 어떤 투자자에게 맞을까?

강세론과 약세론을 종합해 보면, 버라이즌은 명확하게 '투자자'가 나뉘는 주식입니다.

 

  • ❌ 이런 투자자에겐 '함정' (Avoid!)
    • 성장주 투자자: 이 주식으로 2~3배의 시세 차익을 노린다면 절대 안 됩니다. 성장 엔진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 단기 투자자: 납 케이블, 경쟁 이슈가 단기에 해결될 리 없습니다.
    • 마음이 약한 투자자: 주가가 10% 더 하락해도 "배당금 받으면 되지"라며 버틸 멘탈이 없다면 시작해선 안 됩니다.
  • ✅ 이런 투자자에겐 '기회' (Consider!)
    • 배당금 생활자 (은퇴자): "나는 주가 변동보다 당장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8%의 배당금이 향후 3~5년간 안전하게 지급될 것이라 믿는 '강심장' 소유자.
    • 극단적 가치 투자자: "악재는 과장됐고, 금리는 결국 내려간다." 주가가 P/E 10배 수준으로 '평균 회귀'할 것이라 믿고 3년 이상 묻어둘 수 있는 인내심 강한 투자자.

 

요약:
버라이즌 매수는 '주가 성장'이 아닌,
"8%의 배당금이 앞으로도 안전할 것인가?"에 대한 베팅입니다.
이는 '역대급 저가 매수' 기회라기보다는,
모든 리스크를 인지한 투자자가 감수하는 '고위험-고배당' 플레이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