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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 몇 년간 오라클(Oracle)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영원한 강자이자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거인이지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경쟁에서는 다소 뒤처진 '레거시 공룡'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2025년 9월, 이 모든 인식을 단번에 뒤집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오라클이 시장을 뒤흔든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폭등했고, 그 중심에는 천문학적인 숫자뿐만 아니라, 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의 입에서 나온 몇 마디 말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실적 발표를 넘어, AI 시대의 패권을 향한 오라클의 거대한 야망을 드러낸 그의 '폭탄 발언'. 오늘은 그가 던진 메시지의 의미와 그 뒤에 숨겨진 기술적 자신감, 그리고 시장이 왜 그토록 열광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 (Larry Ellison)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 (Larry Ellison)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 (Larry Ellison)
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 (Larry Ellison)

 


 

1. 세상을 놀라게 한 한마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컴퓨터"의 진짜 의미

 

2025년 9월 9일,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earnings call)에서 래리 앨리슨은 주저 없이 선언했습니다.

 

"We are building the largest computer in the world. We're building it for OpenAI... It's about four times bigger than the next biggest AI cluster in the world."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컴퓨터를 짓고 있습니다. OpenAI를 위해서죠... 현존하는 그 어떤 AI 클러스터보다도 약 4배 더 큰 규모입니다."

- 래리 앨리슨, 오라클 CTO 겸 창업자

 

여기서 말하는 '컴퓨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데스크톱이 아닙니다. 이는 수십만 개의 최첨단 AI 칩(GPU)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거대한 AI 클러스터(AI Cluster)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4배 더 큰' 규모가 필요할까요? 이는 AI 모델의 발전 속도와 직결됩니다. GPT-3가 1,75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졌다면, GPT-4와 그 이후 모델들은 조 단위의 파라미터를 가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델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이를 훈련시키는 데 필요한 컴퓨팅 성능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입니다. 앨리슨의 발언은 이러한 엄청난 컴퓨팅 수요(massive compute demand)를 오직 오라클만이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습니다.

 


 

2. 기술적 자신감의 근원: OCI 슈퍼클러스터와 비용 혁신

 

그렇다면 이런 허풍처럼 들릴 수도 있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바로 오라클의 차별화된 클라우드 인프라(Cloud Infrastructure), 즉 OCI의 기술력에 있습니다.

 

오라클의 '비밀 병기'는 OCI 슈퍼클러스터(OCI Supercluster) 아키텍처입니다. 이는 수만 개의 엔비디아(NVIDIA) GPU를 'RDMA'라는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RDMA (Remote Direct Memory Access)를 쉽게 비유하자면, 거대한 공장의 조립 라인(GPU)들이 부품을 옮기기 위해 복도(CPU)를 거칠 필요 없이, 각 라인에서 다른 라인으로 부품을 직접 순간이동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기술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적으로 높여, 수많은 GPU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뇌처럼 동시에 작동하게 만들어 거대 언어 모델(LLM) 훈련에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앨리슨은 여기에 더해 비용과 속도에 대한 충격적인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

 

"We can build our new AI data centers in half the time and at a third of the cost of our competitors."

 

"우리는 경쟁사보다 절반의 시간과 3분의 1의 비용으로 새로운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은 오라클이 자체 하드웨어 설계 능력과 표준화된 모듈식 데이터센터(modular data center) 설계 방식을 통해 건설 과정을 혁신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오라클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익을 내면서 AI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까지 갖추었음을 시장에 과시한 것입니다.

 


 

3. 전략적 승부수: MS의 파트너 OpenAI는 왜 오라클을 택했나?

 

투자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한 지점은 '왜 OpenAI가 오라클을 선택했는가'입니다.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독점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고 애저(Azure) 클라우드를 사용해왔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은 오라클의 기술력이 MS 애저조차 단독으로 감당하기 힘든 OpenAI의 거대한 컴퓨팅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뛰어나다는 강력한 기술적 입증(technological validation)이 됩니다. 이는 그 어떤 마케팅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습니다. 'AI 분야의 선두주자인 OpenAI가 선택한 기술'이라는 타이틀은 다른 기업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최고의 마케팅 도구(marketing tool)가 된 것입니다.

 

또한, 이는 최근 클라우드 시장의 대세인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기업들이 하나의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고, 각각의 작업(workload)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클라우드를 선택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즉, OpenAI는 일반적인 클라우드 작업은 애저를 사용하되, 가장 까다롭고 거대한 AI 모델 훈련은 OCI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오라클이 AI 인프라라는 특정 분야에서 만큼은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Open AI X 오라클Open AI X 오라클
Open AI X 오라클

 


 

결론: 단순한 선언을 넘어,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를 꿈꾸다

 

래리 앨리슨의 발언은 단순한 자랑이나 미래 예측이 아닙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강자였던 오라클이 AI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출사표와 같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오라클이 단순히 돈을 버는 회사를 넘어, 인류의 기술 발전을 이끄는 심장부를 만들고 있다는 거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This is a pivotal moment for Oracle. Ellison is not just selling cloud services; he is selling a vision where Oracle is the indispensable engine for the entire AI revolution."

 

"지금은 오라클에게 매우 중추적인 순간입니다. 앨리슨은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오라클이 전체 AI 혁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엔진이 되는 비전을 팔고 있는 것입니다."

- 월스트리트의 한 기술 분석가

 

물론, 이 거대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오라클이 이 약속을 현실로 만들어낸다면, 이는 회사의 운명을 바꿀 진정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 뒤따를 막대한 자본 지출과 실행 리스크(execution risk) 또한 냉철하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래리 앨리슨의 선언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던지는 거대한 도전장입니다. 과연 오라클은 이 야심찬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기술 우주의 중심을 다시 차지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가 그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CEO Larry Ellison's Bombshell Remark: "We are building the world's largest computer for Ope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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